Mod9

PART 2 - Turn me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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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hadow Chase

    Roadhouse Blues
    숲으로 가는 길 옆에 있는 오래된 술집. 오래된 블루스가 종일 흘러나온다.
    로니 존슨의 연주. 오고 가는 많은 이야기들.

    안개가 낀 어느 날은 한 남자가 술집으로 들어왔다.
    모든 것이 불명확한 그는 형체조차 명확하지 않았다.
    그를 자세히 보려고 실눈을 뜬채 찡그린 바텐더에게 그는
    레모네이드를 주문하며 숲으로 가는 길을 물었다.

    길 옆의 빛바랜 벽을 따라가다 보면 산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보일 거라고 바텐더는 대답했다.
    불명확한 남자는 댄서를 찾고 있다고 했다.
    "호를 그리는 운율 위에서 춤을 추는 명확한 색깔의 댄서”
    그렇게 마지막 말을 남기고 그는 술집을 나섰다.

    바 테이블에 앉아 있던 또 다른 남자는 위스키를 한 잔 마시고는
    얼마 전 일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갔을 때 뒷 문이 쾅 닫히는 소리를 들었다고 바텐더에게 털어놓았다.
    바텐더에게 내민 사진 속의 그의 약혼녀는 매우 아름다웠고 명확한 색깔을 띠었다.
    고단한 하루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면 언제나 뒷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린다는 말을 세 번은 반복했음을 바텐더가 알아채고 그에게 뒷문으로 누군가 나가는 것을 봤느냐고 물었다.
    그는 분명 한 남자를 본 것 같지만 모든 것이 불명확 해서 형체조차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렇군."
    바텐더의 낮은 중얼거림과 함께 로니 존슨의 연주가 끝났다.

    -숲의 댄서-

    당신은 언제나 명확한 운율 위에서 춤을 췄다.
    나는 언제나 그런 당신을 지켜보며 흐릿한 안개를
    부둥켜안고서.

    당신은 언제나 명확한 향기를 가져오며 나를 바라보지만.
    나는 언제나 아련한 기억의 미로 속에서 당신의 자취를 찾아 헤맸다.
    당신의 자취를 더듬으며 명확한.

    당신은 언제나 선명한 컬러의 옷을 입고 빨간 입술로 웃고서.

    내 불확실한 애절함을 온데간데없이 흡수해 버리는 당신의 확실한 색깔은..

    어느새 나 자신을 찾아서 떠나게 만들어 버릴 당신의 총총한 발걸음과 호를 그리고 있는 움직임의 곡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