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d9

PART 2 - Turn me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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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urn me On

    -로드하우스 블루스에서-
    검은개에게 쫒기는 악몽에 관하여 줄곧 이야기 하고 있는 한 남자를 바텐더는 응시하고 있었다.
    그 남자는 어느 숲속 사거리에서 검은개를 처음 만났다고 했다.
    검푸른 하늘과 달빛이 담겨 일렁거리는 호수가 있는 곳.

    댄서를 찾아 헤메던 한 남자가 마지막에 이른 곳이 호수가 있는 숲이라고 했던 이야기를 떠올리며 바텐더 는 술잔에 술을 따랐다.
    전혀 다른 그림이 그려진 퍼즐 조각이 기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그곳을 찾아간 이유가 뭐죠?”
    바텐더는 무심한듯 질문을 던졌다.

    “손에 느껴지는 감각이 있는데 그게 정확하게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는 그곳을 찾아야 했죠. 역시 이상한 이야기로 들릴지도 모르겠군요.”
    그 남자는 머리를 감싸 쥐고 고개를 숙이며 말을 이어나갔다.

    “그런데 모든 것이 깜깜해서 보이지 않거든요. 쉽게 잠이 들지 못할 정도로 선명한 감각인데 그것을 볼수 가.. 아니 느낄수가..
    너무 깊은 어둠이라 불을 밝히는 수 밖에 없어요.”
    말을 할수록 남자의 목소리는 조금씩 격앙되어갔다.

    “그것이 사거리를 찾아간 이유인가요?”
    바텐더는 미간을 약간 찌푸리며 되물었다.

    “바로 그거요. 손끝의 선명한 감각을 제대로 보기 위해 나는 그곳에 갔죠. 그 해답을 찾기 위해 숲속의 사 거리를 찾았던 겁니다.
    마치 스위치가 켜지고 전류가 흘러 빛이 뿜어져 나오는 감각을 느꼈고 그 순간 손끝에서 아른거리던 미지 의 감각의 정체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죠.”
    남자는 초점 없는 눈으로 유리잔을 바라보며 속삭이듯 말했다.
    “그 감각의 정체는 뭔가요?”
    바텐더는 흥미롭다는 듯이 물었다.

    “모르겠어요. 지금은. 스위치가 켜졌던 그 순간 그 장소에서만 느껴졌던 감각이죠. 지금은 그것을 알 수 있었다는 기억만 남아 있을 뿐.”

    “그래서 숲의 사거리에서 검은 개를 보았나요?”
    바텐더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검은 개를 봤어요. 달빛 아래에 빛나는 검은 털의 윤기는 너무도 아름다웠죠. 우아하게 그리고 특별한 의 미를 가진 움직임으로 내 주위를 맴돌았죠. 그리고 기억나는 것은 환한 빛이 내 머릿속에서부터 켜지고 모든 감각이 깨어나는 순간이었죠.”
    남자는 마지막 잔을 비우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혹시 그 검은 개가 춤을 추고 있던가요?”
    바텐더의 마지막 말에 잠시 머뭇거리던 남자는 아무 대답 없이 펑크타운의 밤거리로 나섰다.